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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8일 아침 달리기- 늦은 오후의 식당 |
 김일평 |
2008-02-18 09:5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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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식당 차림표에는
열가지가 넘는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가격 또한 저렴한 편이데
가령, 낙지볶음은 한 접시에 기껏 오천원이다.
어쩌다 이렇게 조용한 주택가 길목에
이런 식당이 허술하게 문을 열고 있담.
한번은 세무서에서 나온 젊은 주사가
조용히 업종전환을 권유한 바 있었다 하지만
사실 그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식당 아줌마는 늘 준비해놓은 반찬 중에서
날짜를 못 이겨 상하기 직전인 것만으로
자신의 식사를 해결하곤 하는데
그 처연한 혼자만의 식사를
그 앞을 지나다니며 무심히 몇번 보았다.
삶이란 게 그런 것은 아닌가
쉬어빠지기 직전의 음식을 어쩔 수 없이
혼자서 느릿느릿 씹어대는, 어떤, 말로는 다 못할
무심함 같은, 그런 나날의 이어짐.
고구려 대회 후여서 아침 인원이 적습니다.
모두 함께 90분 LSD, 속도에도 처지고 시간에도 못 미칩니다.
64분 11초에 12,400m, 숫자에도 좀 지칩니다.
11월 말부터 썼던 훈련 일지를 다시 봅니다.
그랬구나, 그렇게 지내왔구나,
눈도 맞았구나, 바람도 거세었었고...
어떤 날은 바람처럼 달렸구나, 그리고 어떤 날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구나.
세달간의 달리기가 이럴진대,
몇십년을 살아온, 살고 있는, 살아갈 우리의 삶은 어떨까요?
무심하게 과정에만 충실하자 라고 다짐합니다.
달리신 분들
김문옥, 김복동, 김일평, 서경석, 오상훈, 유재연, 윤영모, 임병직, 정윤제,
차청문, 최문익, 한만규, 허순영, 조호현, 허순영님 아들외 세 미녀분(한만규님 표현.)
한주의 첫 아침을 달리기로 연 분들, 수고하셨습니다.(특히 김복동 선배님, 어제 풀 뛰시고..)
추운 날씨와 찬 바람속에 고구려 대회에서 분투하신 가족들, 힘입니다.
허순영님 이제 시동 거시네요. 아드님과의 행복한 달리기, 기원하겠습니다.
한만규님, 못뛰시네요. 힘내시고 빨리 회복하세요.(전우애죠, 남의 일로 보이지 않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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