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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안해변마라톤 10km 참가기 |
 권훈달 |
2025-04-22 11:28: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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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고속도로에는 새벽안개가 짙게 깔려 가로등 불빛이 흐리게 아른거린다. 새벽에 안개가 끼면 낮에는 덥다는 속설이 있는데 걱정이 앞선다. 부안해변마라톤 10km 참가를 위해서 목동 파리공원에 도착하니 5시10분 쯤 되었다. 전날 영해를 다녀왔어 그런지 잠도 부족하고 피로감도 느껴진다. 나눠준 아침보다는 잠을 자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어폰을 꼽고 눈을 감았다. “창가에 서면 눈물처럼 떠오르는 그대의 흰 손, 돌아서 눈감으면 강물이여라 한줄기 바람 되어 거리에 서면 그대는 가로등 되어 내 곁에 머무네...”내가 중학교 다닐 때 발표된 곡 같은데 전혀 새롭게 느껴진다. 갇힌 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고, 연못 속 물고기는 옛 연못을 그리워한다는 말이 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건 모두가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예산 예당호 휴게소에 들렀는데 화장실에서 밥을 먹어도 될 것 같았다. “충청북도가 충청남도 보다 가난한 이유는? 예산이 없어서” 휴게소를 보니 갑자기 아재개그가 생각났다.
9시에 하프 선수가 출발하는데 10분 전에 도착을 해서 부랴부랴 화장실 갔다가 10km 마지막에 출발을 했다. 요즘 마라톤 붐이 일었다는 사실을 지방대회에서도 느낄 수 있다. 15년 전만 하더라도 신청이 수월했었는데 지금은 3대 메이저대회 참가하기가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렵다. 다행히 난 모두 달려 봤으니 여한도 없고 또다시 힘든 훈련을 하고 싶지 않다. 지금처럼 지방대회나 다니면서 여행 하고 맛남 음식도 먹고 즐겁게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여가를 보낼 생각이다.
의외로 언덕이 많다. 대구만큼 가파르지는 않지만 곳곳이 언덕이다. 다행히 습도가 높고 시원한 바닷바람까지 불어줘서 달리기에는 최적의 날씨였다. 대회를 마치고 49명이 식당에 들어가니 홀이 가득 찼다. 오리 요리로 배불리 먹고 인근에 있는 내소사(來蘇寺)를 탐방하기로 했다. 주차를 하고 단체촬영을 한 후 전나무 숲길을 따라 일주문에 당도하니 한자 예서체로 “능가산내소사” 일중 김충현 선생이 쓴 현판 글씨가 보인다. “서울대학교”한글 교명을 쓴 서예가다. 원래는 박정희 대통령이 쓰기로 했는데 자신이 없었든지 김충현 선생에게 양보를 했다고 한다. 동생 여초 김응현은 현대(現代)그룹의 로고를 한자로 쓴 사람이다.
능가산(楞伽山)은 불경 능엄경(楞嚴經)에서 따온 말이다. 불교의 이치와 수행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불교경전이다. “내소사”는 원래 “소래사”였는데 바꿨다고 한다. 당나라 장수 소정방과 관련이 있을까 싶었는데 시기가 달라 아니라고 한다.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소래산은 소정방이 산둥반도 “내주(萊州)”에서 출발하여 덕적도를 거쳐 이곳에서 잠시 주둔했다고 해서 생긴 지명이라고 한다. 소정방이“소래(蘇來)”에 온 것이 667년, 내소사가 창건된 시기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633년에 창건되었다는 후대의 기록이 있기 때문에 소정방 하고는 관련이 없다고 한다. 사천왕문을 들어서니 수령이 천 년된 느티나무가 고사리 손 같은 신록을 내뿜고 경내를 포근히 감싸 안은 능가산의 절경은 무릉도원을 연상하기에 충분했다. 대웅보전을 비롯하여 여러 전각들을 꼼꼼하게 둘러 본 다음 함께 두부김치에 막걸리 몇 사발 연거푸 들이켜고 나니 별천지에 와 있는 듯 했다.
불교(佛敎), 석가모니 사후 200여년 경 아쇼카왕은 본인이 저지른 살육의 참화에 회의감을 느껴 불교에 귀의했고 중국으로 전파했다고 한다. 인도에는 힌두교가 있었는데 왜 석가모니를 추종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혹시 아쇼카왕 본인이 부처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인도는 카스트제도가 분명한 나라인데,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찬달라로 구분되어 있다. 바이샤까지는 정복자인 아리아 인들이고 토착민들은 불가촉천민으로 전락시켰다. 싯다르타는 크샤트리아 계급이었는데 어떻게 부처가 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면서 당시 인도의 사회적인 문제를 가지고 접근을 해보고 싶었다. 당시 브라만들은 지위를 이용하여 제물(祭物)로 바이샤들 상대로 과도한 세금을 요구했고 농사짓는데 필수품목인 소를 제물로 바칠 것을 요구하여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 이 문제를 고타마 싯다르타가 중재 역할을 잘하여 민중들로 하여금 존경을 받았을 것이고 힌두교의 윤회사상과 혼합되어서 신격화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예수님 당시에 이스라엘은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었는데 젊은 예수가 생각하기에 유대인들의 율법으로는 독립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민중들을 계몽하다가 유대인들의 모함으로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 의해서 처형이 되었다. 훗날 사도바울은 복음서를 집필해서 예수님을 신격화 시키면서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313년 밀라노칙령에 의해서 기독교가 공인되었다. 이일로 인해 유대인들은 예수를 죽인 원흉이 되어서 수많은 핍박과 함께 오랜 세월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구약(이스라엘 역사서)과 신약(복음서)은 공존 할 수가 없음에도 우리나라 에서는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성경으로 보고 있다. 고타마 싯다르타나 예수는 민중들의 존경을 받았던 지도자였을 가능성이 높다. 불교는 인도 종교인 힌두교와 같이 중국으로 들어왔다가 중국의 토착종교인 도교와 혼용되었는데 한반도에 유입될 때는 중국화 된 불교가 유입되었다. 원래는 가톨릭(천주교)이 예수님을 믿는 종교인데 기독교(개신교)는 가톨릭에서 분파된 청교도인 들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갔고 19세기에 우리나라에 전파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안에는 반계수록을 집필한 반계 유형원이 살았던 곳인데 반계수록은 조선의 전면적인 개혁에 관한 내용으로써 조선 후기 실학의 지침서가 되었다고 한다. 호가 반계(磻溪)인데 반계는 강태공이 세월을 낚던 냇가로써 강태공이 무왕을 도와 주나라를 건국하는데 큰 공을 세우고 나중에 제나라 땅을 봉분 받아 귀향하게 된다. 강태공이 꿈꿨던 세상을 유형원은 흠모했을 것이고 세월을 낚던 냇가 이름을 자신의 호로 삼았다. 당신 또한 실사구시를 통해서 새로운 조선으로 탈바꿈시킬 혁명을 꿈꿨을 지도 모르겠다.
무리했는지 전신이 뻐근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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